금융데이터 개인정보 규정 위반은 더 이상 대기업만의 문제가 아닙니다. 2025년 3월 우리카드는 마케팅 동의를 받지 않은 가맹점주 20만여 명의 금융데이터를 무단으로 조회·활용했다는 이유로 134억 5,000만 원의 과징금을 부과받았습니다. 같은 해 10월 SK텔레콤은 2,300만 명의 개인정보 유출로 1,348억 원이라는 역대 최대 규모의 과징금 처분을 받았습니다. '동의를 받았으니 괜찮다', '유출만 안 하면 된다'고 생각하신다면 지금 당장 점검이 필요합니다. 이 글에서는 금융데이터 개인정보 처리 시 실무에서 가장 많이 놓치는 위반 유형, 적용 법률의 3중 구조, 그리고 과징금이 부과되기 전에 반드시 확인해야 할 사항을 정리해보고자 합니다.
'동의 받았으면 괜찮다'는 착각 - 우리카드 134억 사례
우리카드 사례는 금융업계에 강력한 경고를 날렸습니다. 인천영업센터가 2022년 7월부터 2024년 4월까지 마케팅 활용에 동의하지 않은 가맹점주의 개인정보를 조회해 카드 모집인에게 제공한 것이 문제의 핵심이었습니다.
여기서 놓치기 쉬운 포인트가 있습니다. 해당 가맹점주들은 우리카드와 계약 관계에 있었고, 일부 정보는 이미 수집된 상태였습니다. 하지만 수집 목적과 다른 용도(마케팅)로 활용하는 순간 법 위반이 됩니다. 개인정보는 수집할 때 고지한 목적 범위 안에서만 이용해야 하기 때문입니다(개인정보보호법 제18조).
즉, 정보를 보유하고 있다는 사실과 그 정보를 특정 목적으로 이용할 수 있다는 사실은 전혀 다릅니다. 이 차이를 간과하는 순간 수백억 원의 과징금이 현실이 됩니다.
금융데이터에 적용되는 법률, 하나가 아닙니다.
금융업에서 고객 데이터를 다루면 개인정보보호법 하나만 신경 쓰면 된다고 생각하기 쉽습니다. 실제로는 3개의 법이 동시에 적용됩니다.
① 개인정보보호법 : 모든 개인정보 처리의 기본법입니다. 수집·이용·제공·보관·파기 각 단계에서 지켜야 할 의무가 촘촘하게 규정되어 있습니다. 2023년 9월 전면 개정으로 과징금이 전체 매출액의 최대 3%로 상향됐고, 대규모 유출 등 중대한 위반의 경우 최대 10%까지 부과 가능해졌습니다.
② 신용정보의 이용 및 보호에 관한 법률(신용정보법) : 금융거래, 신용카드 사용 내역, 대출 정보 등 신용정보를 다루는 금융사에 특별히 적용됩니다. 일반 개인정보보호법보다 더 엄격한 별도의 의무를 부과합니다. 마이데이터(본인신용정보관리업) 사업자는 이 법의 핵심 규제 대상입니다.
③ 전자금융거래법 : 금융 앱, 인터넷뱅킹, 오픈뱅킹 API 서비스 등 전자금융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발생하는 데이터 처리에 적용됩니다. 특히 오픈뱅킹·API 연동 과정의 데이터 이동을 규율합니다.
이 세 법이 중첩 적용되기 때문에, 하나의 데이터 처리 행위가 동시에 세 개의 법을 위반할 수 있습니다. 각 법의 기준이 미묘하게 다른 경우도 많아 전문가 없이 정합성을 판단하기가 매우 어렵습니다.
가명정보 활용, 어디까지 허용되나요?
마이데이터·데이터 분석 서비스를 운영하는 핀테크·금융사들이 최근 가장 많이 물어보는 것이 가명정보(假名情報) 활용 범위입니다.
가명정보란 개인을 특정할 수 없도록 처리한 정보를 말합니다. 개인정보보호법 제28조의2는 통계 작성, 과학적 연구, 공익적 기록 보존 등을 위해 동의 없이도 가명정보를 활용할 수 있다고 허용합니다. 얼핏 보면 큰 자유처럼 보이지만, 함정이 있습니다.
가명정보를 처리·결합하는 과정에서 특정 개인을 알아볼 수 있는 정보가 생성되면 즉시 처리를 중지하고 파기해야 합니다. 또한 특정 개인을 알아보기 위한 목적으로 가명정보를 활용하면 전체 매출액의 3% 이하 과징금 처분을 받을 수 있습니다(개인정보보호법 제28조의5).
AI·빅데이터 분석을 위해 고객 데이터를 결합·분석하는 작업이 늘어날수록, 이 경계선을 어디에 그을 것인가가 기업의 법적 리스크를 결정합니다.
유출이 없어도 과징금이 나올 수 있습니다.
개인정보보호위원회의 최근 제재 경향을 보면 중요한 변화가 있습니다. 실제로 정보가 외부에 유출되지 않았더라도, 안전조치 의무 위반만으로 과태료와 시정명령이 나오고 있습니다.
개인정보보호법 제29조는 개인정보처리자에게 접근 통제·접근 권한 관리·접속 기록 보관 등 기술적·관리적 안전조치를 의무화합니다. 이 의무를 이행하지 않으면, 실제 피해가 발생하지 않았더라도 제재 대상이 됩니다.
특히 금융회사는 고객 수가 많고 보유 데이터 민감도가 높아, 안전조치 기준이 더 엄격하게 적용됩니다. 직원의 과도한 개인정보 조회 기록이 남아 있는데 이를 탐지 및 차단하지 못한 것만으로도 제재 사유가 된 사례가 있습니다.
"우리는 유출 사고가 없었다"는 말이 면책 이유가 되지 않는다는 점, 반드시 기억하셔야 합니다.
지금 우리 회사 데이터 처리, 괜찮을까요? 점검해야 할 5가지
금융데이터를 다루는 기업이라면 지금 당장 아래 다섯 가지를 점검해 보시기 바랍니다.
① 수집 목적과 활용 목적이 일치하는가?
수집 당시 고지한 목적 범위를 벗어난 활용이 있다면 즉시 중단해야 합니다.
② 마케팅·제3자 제공에 대해 별도 동의를 받았는가?
일반 이용약관 동의와 마케팅·제3자 제공 동의는 반드시 분리하여 받아야 합니다.
③ 개인정보 보유 기간 관리는 되고 있는가?
서비스 종료, 계약 해지 후에도 개인정보를 무기한 보유하는 것은 위법입니다.
④ 가명처리·익명화 기준이 문서화되어 있는가?
데이터 분석 팀이 임의로 처리 기준을 정하고 있다면 위험합니다.
⑤ 접근 권한 및 접속 기록이 관리되고 있는가?
누가, 언제, 어떤 개인정보에 접근했는지 기록이 없다면 안전조치 위반에 해당할 수 있습니다.
자주 묻는 질문 (FAQ)
Q. 과징금이 매출액의 몇 %까지 나올 수 있나요? A. 2023년 개정 개인정보보호법 기준으로 위반 유형에 따라 관련 매출액의 3% 이하가 기본이며, 대규모 유출 등 중대한 위반은 전체 매출액의 최대 10%까지 부과될 수 있습니다. 매출액 산정이 불가능한 경우 최대 50억 원의 정액 과징금이 적용됩니다.
Q. 직원 개인이 위반한 경우에도 회사가 처벌받나요? A. 그렇습니다. 개인정보보호법은 법인과 행위자를 함께 처벌하는 양벌규정을 두고 있습니다. 직원이 개인적으로 고객 정보를 유출했더라도, 회사가 예방을 위한 상당한 주의를 기울이지 않았다면 회사도 처벌 대상이 됩니다.
Q. 마이데이터 사업자는 어떤 규제를 더 받나요? A. 본인신용정보관리업(마이데이터) 허가를 받은 사업자는 신용정보법의 특별 규제가 추가로 적용됩니다. 정보 활용 내역 통보 의무, 정보 전송 요청권 보장, 안전성 확보 조치 등 일반 개인정보처리자보다 훨씬 높은 의무 수준을 갖춰야 합니다.
Q. 지금 법 위반 상태인지 어떻게 확인할 수 있나요? A. 개인정보보호위원회가 배포한 '개인정보보호 자율점검 가이드'로 내부 점검을 시작할 수 있지만, 금융 분야는 개인정보보호법과 신용정보법이 중첩 적용되어 자체 점검만으로는 사각지대가 생깁니다. 법적 리스크를 정확히 파악하려면 법률 전문가의 진단이 필요합니다.
우리카드의 134억, SKT의 1,348억 사례가 보여주듯, 금융데이터 개인정보 위반의 결과는 이제 기업 존립을 위협하는 수준에 이르렀습니다. '우리 정도 규모면 괜찮겠지'라는 생각이 가장 위험합니다. 개인정보보호위원회의 제재는 유출 사고 없이도 관리 체계 부실만으로 나올 수 있고, 입증 책임은 기업이 집니다. 지금 데이터 처리 체계에 불안함이 있으시다면 먼저 전문가와 진단을 받아보시길 권합니다.
법무법인 도하 | 원준성 변호사
특허·상표·저작권·AI·데이터·기업법무 전문
IP·IT·AI 분야 전문 변호사로, 다수의 특허·상표·저작권·데이터 분쟁 사건을 자문·소송으로 해결한 경험이 있습니다.
· 특허·상표·저작권 침해 내용증명 및 분쟁 대응
· 영업비밀·개인정보 분쟁 자문
· IT 계약·SW 분쟁 소송 대리
· AI·데이터 관련 법률 자문
📞 상담 문의: wonjs@doha-law.com
🏢 법무법인 도하 (서울 서초구 서초대로51길 24, 4층)
'IP법률정보' 카테고리의 다른 글
| [법률] 딥페이크·AI 사기 피해 당했다면? 형사처벌 기준과 피해자 대응 방법 (원준성 변호사) (0) | 2026.06.16 |
|---|---|
| [IP] 경쟁사가 내 브랜드명을 먼저 상표 등록했다면? 지금 당장 해야 할 일 (원준성 변호사) (0) | 2026.06.14 |
| [IP] AI가 내 블로그 콘텐츠를 무단으로 학습했다면? 저작권 침해 여부와 법적 대응 (원준성 변호사) (0) | 2026.06.09 |
| [IP] 특허 무효심판 청구 방법과 절차 - 침해 주장 받았을 때 역공 전략 (원준성 변호사) (0) | 2026.06.06 |
| [법률] 오픈소스 라이선스 위반하면 어떻게 될까? GPL·MIT 의무 위반과 법적 제재 (원준성 변호사) (0) | 2026.05.2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