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쟁사 상표 선점, 생각보다 훨씬 자주 일어나는 일입니다. 수년간 공들여 키운 브랜드명을 경쟁사 혹은 낯선 제3자가 먼저 상표 출원·등록해버린 사실을 뒤늦게 알게 됐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시간이 지날수록 선택지가 줄어들고 비용이 늘어나기 때문에, 이 상황은 '빨리 움직이는 쪽이 이깁니다'. 특히 2025년 7월부터 이의신청 기간이 기존 60일에서 30일로 단축돼, 대응 타이밍을 놓치면 돌이킬 수 없는 상황이 될 수 있습니다. 이 글에서는 경쟁사 상표 선점 상황에서 활용 가능한 법적 수단 3가지, 각 수단의 요건과 한계, 그리고 지금 당장 챙겨야 할 증거를 정리해보겠습니다.
상황 파악이 먼저 - 출원 중인지 or 이미 등록됐는지
대응 전략이 완전히 달라지기 때문에, 가장 먼저 특허청 특허정보검색서비스(KIPRIS)에서 현재 상태를 확인해야 합니다.
출원 공고 중 (심사를 통과해 등록 전 공고 단계)이라면 이의신청이 가능합니다. 이것이 가장 강력하고 비용 효율적인 수단입니다. 다만 공고일로부터 30일 이내에만 신청할 수 있습니다(상표법 제60조, 2025년 7월 개정). 이 기간을 단 하루라도 넘기면 이의신청 기회 자체가 사라집니다.
이미 등록 완료 상태라면 이의신청은 불가능합니다. 등록된 상표를 무효로 만들려면 특허심판원에 무효심판을 청구해야 하고, 상대방이 실제로 사용하지 않고 있다면 취소심판을 고려할 수 있습니다.
수단 ① 이의신청 : 등록 막을 수 있는 단 한 번의 기회
출원공고 단계라면 이의신청이 핵심입니다. 이의신청이란 "이 상표는 등록돼서는 안 된다"고 특허청에 정식으로 이의를 제기하는 절차입니다.
가장 강력한 이의 사유는 상표법 제34조 제1항 제13호입니다. 상대방이 내 브랜드명을 알면서도 부정한 목적으로 출원한 경우에 적용됩니다. 구체적으로는 ① 내 상표가 특정인의 상품을 표시하는 것으로 인식될 정도였고, ② 출원된 상표가 내 것과 동일·유사하며, ③ 상대방이 부정한 목적(내 브랜드 가치에 편승, 방해 의도 등)으로 출원했다는 세 가지를 입증해야 합니다.
또한 동업·거래 관계를 통해 내 브랜드를 알면서 출원했다면 상표법 제34조 제1항 제20호도 적용됩니다.
이의신청의 성패는 증거에 달려 있습니다. 내가 먼저 사용했다는 것을 시간 순서대로 입증해야 합니다. 인스타그램·블로그 게시물, 네이버 광고 내역, 사업자 등록증, 거래 영수증, 납품 계약서 등 브랜드 사용 시점을 증명할 수 있는 자료를 지금 즉시 수집해야 합니다.
수단 ② 무효심판 : 이미 등록됐어도 뒤집을 수 있습니다
상대방 상표가 이미 등록 완료됐다면 특허심판원에 등록무효심판을 청구해야 합니다.
무효 사유는 이의신청과 유사합니다. 부정한 목적으로 출원했거나(상표법 제34조 제1항 제13호), 이미 알려진 타인의 상표를 모방했거나(제34조 제1항 제12호), 수요자 사이에서 특정인의 상품·서비스를 표시하는 것으로 인식된 상표와 혼동할 우려가 있는 경우(제34조 제1항 제11호) 등이 해당됩니다.
무효심판이 인용(무효 결정)되면 그 상표는 처음부터 없었던 것으로 됩니다. 다만 이의신청보다 절차가 길고 비용도 더 들며, 특허심판원 → 특허법원 → 대법원의 3단계를 거칠 수 있습니다.
대법원 2023. 3. 9. 선고 2022후10289 판결은 국내에서 직접 상표를 사용하지 않았더라도 한국으로 수출해 유통되게 한 경우까지 선사용 상표로 인정했습니다. 내 브랜드가 국내에서 실제로 사용됐다는 사실을 넓은 범위에서 입증할 수 있다는 점을 확인한 중요한 판결입니다.
수단 ③ 불사용취소심판 : 상대방이 실제로 쓰지 않는 경우
상대방이 상표를 등록해 놓고 실제로는 사용하지 않고 있다면 불사용취소심판이 효과적인 카드가 됩니다.
상표법 제119조 제1항 제3호에 따라, 상표권자가 정당한 이유 없이 등록상표를 국내에서 계속하여 3년 이상 사용하지 않으면 취소심판을 청구할 수 있습니다. 취소심판이 인용되면 상표권이 소멸하고, 내가 동일·유사한 상표를 새로 출원할 수 있게 됩니다.
이 수단의 장점은 내가 먼저 사용했다는 사실을 입증할 필요가 없다는 점입니다. 상대방의 불사용 사실만 입증하면 됩니다. 다만 상표 등록일로부터 3년이 지나야 청구할 수 있다는 시간 제한이 있습니다.
브랜드를 계속 쓸 수 있을까? 선사용권의 가능성
상대방 상표가 등록된 상태에서 내가 계속 같은 브랜드명을 사용하면 상표권 침해가 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상표법 제99조의 선사용권(先使用權) 이 인정되면 계속 사용이 가능합니다.
선사용권이 인정되려면 ① 상대방 출원 전부터 내가 국내에서 해당 상표를 상품·서비스에 사용하고 있었고, ② 그 사용으로 인해 수요자 사이에서 내 상품·서비스를 표시하는 것으로 인식되어 있어야 합니다.
그러나 선사용권은 인정 요건이 까다롭고, 단순히 "먼저 썼다"는 것만으로는 부족합니다. 수요자 사이에서의 인식 수준까지 입증해야 하기 때문에, 선사용권만 믿고 버티는 전략은 위험합니다. 무효심판이나 이의신청과 병행해 진행하는 것이 안전합니다.
자주 묻는 질문 (FAQ)
Q. 이의신청 기간 30일을 이미 넘겼습니다. 방법이 없나요? A. 이의신청은 불가능하지만, 상대방 상표가 이미 등록됐다면 무효심판을 청구할 수 있습니다. 무효심판은 상표권이 소멸한 후에도 청구가 가능하므로 기간 제한이 없습니다. 포기하지 마시고 전문가와 상담하시기 바랍니다.
Q. 상대방이 정말로 부정한 목적인지 어떻게 입증하나요? A. 상표법 제34조 제1항 제13호의 '부정한 목적'은 출원인이 내 브랜드의 존재를 알고 있었다는 사실, 출원 경위, 당사자 간의 관계, 상표 사용 이력 등을 종합해 판단합니다. 동종 업계 종사자, 거래 관계, SNS 팔로워 여부 등이 간접 증거로 활용될 수 있습니다. 증거 구성은 전략적으로 설계해야 합니다.
Q. 내 상표 출원이 거절됐는데, 경쟁사 상표가 이미 등록돼 있어서입니다. 어떻게 해야 하나요? A. 거절 이유가 된 선등록 상표에 대해 무효심판 또는 불사용취소심판을 청구하는 것을 검토해야 합니다. 심판에서 선등록 상표가 소멸되면 내 출원이 다시 살아날 수 있습니다. 출원과 심판 절차를 병행해 진행하는 전략이 필요합니다.
Q. 지금 당장 어떤 증거를 모아야 하나요? A. 브랜드를 처음 사용한 날짜가 기록된 자료를 최대한 수집하십시오. 인스타그램·블로그 최초 게시일, 네이버 광고·블로그 운영 내역, 사업자 등록증 상 상호, 초기 거래처 계약서·세금계산서, 로고 디자인 작업 파일(날짜 포함) 등이 핵심 증거가 됩니다.
경쟁사 상표 선점은 브랜드를 포기하거나 이름을 바꿔야 하는 최악의 상황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하지만 법적 대응 수단은 분명히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타이밍입니다. 이의신청 기간은 이제 30일로 줄었고, 시간이 지날수록 선택지는 좁아집니다. 지금 상황을 파악하고 어떤 수단이 가장 효과적인지를 빠르게 판단하는 것이 핵심입니다.
법무법인 도하 | 원준성 변호사
특허·상표·저작권·AI·데이터·기업법무 전문
IP·IT·AI 분야 전문 변호사로, 다수의 특허·상표·저작권·데이터 분쟁 사건을 자문·소송으로 해결한 경험이 있습니다.
· 특허·상표·저작권 침해 내용증명 및 분쟁 대응
· 영업비밀·개인정보 분쟁 자문
· IT 계약·SW 분쟁 소송 대리
· AI·데이터 관련 법률 자문
📞 상담 문의: wonjs@doha-law.com
🏢 법무법인 도하 (서울 서초구 서초대로51길 24, 4층)
'IP법률정보' 카테고리의 다른 글
| [법률] 딥페이크·AI 사기 피해 당했다면? 형사처벌 기준과 피해자 대응 방법 (원준성 변호사) (0) | 2026.06.16 |
|---|---|
| [법률] 금융데이터 활용하다 과징금 폭탄 맞을 수 있습니다 - 마이데이터·개인정보 리스크 총정리 (원준성 변호사) (0) | 2026.06.12 |
| [IP] AI가 내 블로그 콘텐츠를 무단으로 학습했다면? 저작권 침해 여부와 법적 대응 (원준성 변호사) (0) | 2026.06.09 |
| [IP] 특허 무효심판 청구 방법과 절차 - 침해 주장 받았을 때 역공 전략 (원준성 변호사) (0) | 2026.06.06 |
| [법률] 오픈소스 라이선스 위반하면 어떻게 될까? GPL·MIT 의무 위반과 법적 제재 (원준성 변호사) (0) | 2026.05.28 |